앞서 좋은 콘크리트 제품은 좋은 골재에서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골재 중에서도 오늘은 한 가지, **모래(잔골재)**만 따로 떼어 들여다보려 합니다. 자갈이 콘크리트의 뼈대라면, 모래는 그 뼈대 사이의 빈틈을 메우고 표면을 매끈하게 만드는 살입니다. 그런데 같은 '모래'라고 불러도, 어디서 왔느냐에 따라 성질이 꽤 다릅니다.

모래는 빈틈을 메우는 '살'입니다
콘크리트에서 5mm보다 잔 알갱이를 잔골재, 즉 모래라고 부릅니다. 모래가 하는 일은 단순해 보이지만 중요합니다. 굵은 자갈만 있으면 그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는데, 이 틈을 모래가 채워 줍니다. 모래가 적당히, 그리고 크고 작은 알이 고르게 섞여 있어야 콘크리트가 빈틈없이 차오르고, 표면이 곰보처럼 뜨지 않으며, 반죽이 부드럽게 다뤄집니다.
그래서 모래는 '얼마나 깨끗한가'와 '입자 크기가 얼마나 고르게 섞였나(입도)' 두 가지가 품질을 좌우합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강·바다·부순모래는 저마다 장단점이 분명합니다.
셋은 어떻게 다를까
강모래 — 하천에서 얻는 천연 모래입니다. 물에 오래 씻기며 둥글둥글해지고 불순물이 적어, 예부터 콘크리트용으로 가장 선호되던 모래입니다. 반죽이 잘 되고 품질이 안정적입니다. 다만 무분별한 하천 채취가 제한되면서 공급이 줄고 귀해졌습니다.
바다모래 — 바다에서 퍼 올린 모래로, 공급량은 많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를 반드시 관리해야 합니다. 하나는 염분입니다. 염분이 남아 있으면 콘크리트 안의 철근을 녹슬게 하고, 표면에 하얀 가루가 배어 나오는 백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다른 하나는 조개껍데기·진흙 같은 불순물입니다. 그래서 바다모래는 충분히 씻어 염분과 불순물을 기준 이내로 낮춘 **세척사(씻은 모래)**로 만들어야 콘크리트에 쓸 수 있습니다.
부순모래(석분, 쇄사) — 암석이나 자갈을 잘게 깨서 만든 모래입니다. 천연 모래가 귀해지면서 빠르게 자리를 넓혔습니다. 모서리가 각져 시멘트풀과 잘 맞물리는 장점이 있지만, 깨는 과정에서 아주 미세한 가루(석분, 미립분)가 많이 생깁니다. 이 미립분이 적당하면 빈틈을 메워 오히려 좋지만, 지나치면 물을 많이 먹어 콘크리트가 갈라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부순모래는 미립분 양을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할까
세 모래는 우열이 아니라 성격의 차이에 가깝습니다. 현실에서는 한 종류만 쓰기보다, 부순모래에 강모래를 섞어 입도와 반죽성을 맞추는 식으로 조합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건 종류가 아니라 관리입니다.
- 입도가 고르게 섞여 있는가 (너무 잔 모래만 있으면 갈라지기 쉬움)
- 염분·진흙·미립분 같은 불순물이 기준 이내인가
- 바다모래라면 세척이 충분한가, 부순모래라면 석분이 과하지 않은가
우리나라에는 콘크리트용 모래가 갖춰야 할 조건을 정한 표준(KS)이 있어, 이런 항목을 시험으로 확인합니다. 같은 '모래'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어도, 이 기준을 지켰는지가 결국 콘크리트와 그 제품의 수명을 가릅니다.
보이지 않는 한 줌까지
콘크리트 2차제품은 완성된 모습으로 현장에 도착하지만, 그 품질은 모래 한 줌에서부터 이미 갈려 있습니다. bau가 다루는 보차도블록·옹벽블록 같은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려한 설명보다, 어떤 원자재로 만들었는지를 한 번 물어보는 것 — 그것이 오래가는 제품을 고르는 가장 솔직한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제품을 검토하시며 원자재나 품질 기준이 궁금하시면, bau가 아는 만큼 정리해 알려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