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을 때 바닥을 유심히 보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런데 한번 보기 시작하면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차가 다니는 도로는 대부분 검고 매끈한 통짜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다니는 보행로, 광장, 공원 진입로는 손바닥만 한 블록을 하나하나 끼워 맞춰 깔아 놓았습니다. 같은 콘크리트·아스팔트 시대에, 왜 한쪽은 통째로 붓고 한쪽은 조각을 끼울까요.
흔히들 "차도는 튼튼해야 하니 통짜, 보행로는 예뻐야 하니 블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진짜 이유는 미관보다 훨씬 현실적인 데 있습니다.
세계 최대 시멘트 회사 중 하나인 CEMEX는 스스로를 "세계 1위 콘크리트 포장 공급자"라고 말합니다. 이 회사가 정리해 둔 포장 논리를 따라가 보면, 보행로 블록의 정체가 의외로 또렷해집니다.
📑 목차
- 콘크리트냐 아스팔트냐, 그 오래된 싸움
- 그런데 보행로는 왜 둘 다 통짜로 안 깔까
- 블록의 진짜 무기는 "다시 뜯을 수 있다"
- 해외 현장이 콘크리트 포장에 거는 기대
- 우리 보차도블록 이야기

콘크리트냐 아스팔트냐, 그 오래된 싸움
도로 포장 세계에는 두 진영이 있습니다. 검은 아스팔트, 그리고 회색 콘크리트.
CEMEX 같은 콘크리트 진영은 콘크리트 포장이 아스팔트보다 낫다는 근거를 몇 가지로 정리합니다. 표면 마찰력이 높아 제동거리가 짧다는 것, 색이 밝아 빛 반사율이 높으니 야간 시야가 좋고 가로등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 열을 덜 먹어 연료와 에너지를 아낀다는 것. 물론 콘크리트를 파는 회사의 주장이라 걸러 들을 필요는 있습니다.
실제로 CEMEX는 이집트 카이로–수에즈 구간에 "이집트 최초의 콘크리트 고속도로"를 깔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콘크리트 약 13만㎥가 들어간 큰 공사였습니다. 독일 A1 아우토반에도 콘크리트 포장이 적용된 사례가 전해집니다.
여기까지는 어디까지나 '차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보행로는 왜 둘 다 통짜로 안 깔까
차도는 통짜가 맞습니다. 무거운 차가 빠르게 지나가는 면은 이음매가 적을수록 좋으니까요.
문제는 보행로입니다. 보행로에 콘크리트를 통째로 부으면 어떻게 될까요. 깔 때는 빠릅니다. 그런데 몇 년 뒤가 골치입니다.

보행로 아래에는 상수도, 통신선, 가스관이 지나갑니다. 통짜 콘크리트를 깔아 두면 관 하나 손보려고 바닥을 통째로 깨야 합니다. 깨고, 새로 붓고, 굳을 때까지 막아 둡니다. 그동안 그 길은 못 씁니다.
블록은 다릅니다. 필요한 자리만 한 장씩 들어내고, 일 끝나면 그 블록을 다시 끼웁니다. 현장에서 보면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블록의 진짜 무기는 "다시 뜯을 수 있다"
보행로에 블록이 표준이 된 이유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보수가 쉽습니다. 깨진 자리만 교체하면 됩니다. 둘째, 단계 시공이 됩니다. 오늘 절반 깔고 내일 나머지를 깔아도 이음매가 자연스럽습니다. 통짜는 한 번에 부어야 하니 그게 어렵습니다. 셋째, 디자인 자유도가 높습니다. 색과 패턴, 점자블록, 경계석을 조합해 길의 표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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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건 현장마다 다릅니다. 통행량이 아주 많거나 중차량이 지나는 구간은 또 다른 판단이 필요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보행 공간이라면, 블록이 표준이 된 데는 '뜯고 다시 끼울 수 있다'는 단순한 장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해외 현장이 콘크리트 포장에 거는 기대
CEMEX 같은 글로벌 업체가 콘크리트 포장을 미는 흐름은, 결국 도시가 바닥에 더 많은 걸 기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차가 다니는 면이 아니라, 야간 안전·에너지·유지보수까지 따지는 셈입니다.
보행로 블록은 그 기대를 작은 단위로 쪼개 담은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우리 보차도블록 이야기
정리하면, 보행로에 블록을 까는 건 예뻐서가 아니라 '다시 손볼 수 있어서'입니다.
bau 보차도블록도 같은 원리 위에 서 있습니다. 보도·광장·주차장에 맞춰 규격과 색을 고를 수 있고, 부분 보수와 단계 시공이 쉽다는 블록 본연의 장점을 그대로 가집니다.
길은 한 번 깔면 오래 씁니다. 그래서 처음 까는 사람보다, 몇 년 뒤 그 길을 손보는 사람을 생각해서 고르는 게 맞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행로도 그냥 콘크리트로 통째로 부으면 더 싸지 않나요? A. 처음 시공 단가만 보면 통짜가 쌀 수 있습니다. 다만 보행로 아래엔 각종 관로가 지나가서, 한 번 보수할 때마다 통짜는 넓게 깨야 합니다. 보수·교체까지 합한 전체 비용으로 보면 블록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 보도블록과 보차도블록은 다른 건가요? A. 보차도블록은 보도와 차도 경계, 또는 차량이 일부 올라오는 구간까지 견디도록 만든 블록을 말합니다. 일반 보도블록보다 하중 조건을 더 따집니다. 깔 자리에 차가 올라오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Q. 콘크리트 블록과 아스팔트, 보행로엔 뭐가 나은가요? A. 보행 공간에선 보수와 디자인이 쉬운 블록이 표준입니다. 아스팔트는 넓은 차도처럼 빠르게 통짜로 까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용도가 다릅니다.
Q. 투수블록(투수블럭)은 보차도블록과 어떻게 다른가요? A. 투수블록은 빗물이 블록 사이와 몸체를 통과해 땅으로 스미게 한 제품입니다. 배수·침수 관리가 중요한 보도나 주차장에 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다룹니다.
